Cold h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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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 Hug: THS01 - GPA> Casted aluminum, anodized aluminum, 250 x 350 x 450 ⓒ임준성



안녕하세요! 청두입니다. 벌써 봄꽃이 인사를 건네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따사로운 바람이 불어오는 봄날, 조금 '차가운' 작품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바로 임준성 작가 〈Cold hug〉라는 작품입니다. 본 작품은 2020년 '프로젝트 을'의 결과물인데요. 여기서 잠깐, 이 작품의 탄생을 설명하기 위해 '프로젝트 을'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을지로 일대엔 많은 제조 공장들이 있고, 창작자들은 이곳에서 상상에만 머물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기에 창작자들은 이곳을 꿈의 공간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산업용어들은 너무 생소하고, 골목길꼬불꼬불하고, 어디서 뭘 만들 수 있는지,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스무고개넘는 노력이 필요하곤 합니다.


이에 OO은 대학의 술래 반디(한준)는 을지로에 날아든 씨앗 예술가들을 위해 멘토단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이에 을지로 대표 예술가 산림조형의 소동호 디자이너, 아마추어서울 조예진·윤혜인 디자이너, 요호서울의 여인혁 작가 동참했습니다. 그 중 임준성 작가는 소동호 작가 팀에서 〈Cold hug〉를 작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어떤 공정으로 작품이 만들어졌는지 살펴보도록 할까요?

자, 다음 두 이미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왼쪽부터 선사시대 '비파형동검' ⓒ문화포털, 겨울철 '붕어빵' ⓒ매일경제


옛날 옛날에 만들었던 ‘청동검’과 오늘날 겨울철 거리에서 만나는 ‘붕어빵’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액체를 거푸집에 부은 후 굳히는 과정을 거쳐 물건을 만들어 낸다는 점입니다. 그 공정 과정을 우리는 ‘주물:casting’이라고 부릅니다. 틀(거푸집)의 재질, 녹여서 넣는 물질의 재료에 따라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랜 형식 중의 하나가 ‘사형주물沙形鑄物’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모래(沙)로 거푸집을 만드는 방식을 '사형주물' 이라 합니다. 청동기 시대부터 사용되었던 ‘사형주물’은 오늘 서울의 중심, 을지로에서 살아 있습니다.


사형주물공장 ⓒ청두


임준성 작가는 일상 속에 물체의 구조와 운동을 관찰하는 버릇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 이것은 외적으로 보이는 움직임을 넘어서 내부에서 작동하는 힘이 만드는 관계에 대한 애정일 것 같습니다. 다양하게 작동하는 힘이 구조를 만들고, 조화를 이룬 이 구조가 삶 속에서 활용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디자이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알루미늄은 상대적으로 무른 금속입니다. 열전도가 잘 되고 가벼우며 다루기 까다로운 금속입니다. 철만큼 흔하지 않아 귀한 재료이기에 비용도 비싼 편입니다. 다루기 어렵고 비용이 비싸다는 점 때문에 을지로엔 알루미늄을 다루는 공장이 흔하지 않습니다. 흔한 방법이 아니기는 하지만, 알루미늄 일부를 용접하지 않고 전체를 녹여 주물을 뜬다면 물성의 장점을 활용 할 수 있습니다. 철의 녹는점이 1500도인 것에 비해 알루미늄의 녹는점은 660도 이기 때문에, 주물을 뜰 때 더 빨리 액화된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또한 성형 이후 활용하는 데 있어 무게가 훨씬 가볍다는 장점도 있지요.

알루미늄의 이러한 특성은 작품에 반영되어, 균형을 이룬 알루미늄 의자 <Cold hug>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사전에 제작한 알루미늄 다리를 거푸집 안에 세워놓고 거푸집 안에 알루미늄을 붓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최고로 뜨거워진 금속은 액체로 변했다가, 거푸집에 들어가서 다시 고체로 변하면서 떨어져 있던 부분들은 하나가 됩니다.


Cold hug_making film ⓒ임준성



"〈Cold hug〉연작은 열에 의한 물리적 상태 변화를 활용해 재료와 재료를 결합을 연구한 결과물이다.  천천히 식어가는 금속은 가장 차가울 때가장 단단하게 재료를 감싸고 잡아주어 구조를 이룬다." 

- 작가의 글 -



<Cold hug>과 ‘사형주물’을 통해 본 임준성 작가의 시선이 흥미로우셨길 바라며, 작가님께서 앞으로 해나가실 작업들도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차가운 포옹이 만든 견고한 의자, 〈Cold hug〉는 4월 4일까지 을지예술센터에서 열리는 《을 –이야기, 재료, 실험》에서 만나보실 수 있다는 것을 알려 드리며, 2주 후 ‘작업의.기술’에서 다시 만나요! 뿅~!


〈Cold hug:THC01-BA〉 Casted aluminum, anodized aluminum, 360 x 420 x 790mm 외, 2021

ⓒ임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