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지로의 지붕이라고 부를 만한 대림상가 옥상에 올라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남쪽으로는 이미 커다란 빌딩들이 들어서서 시야가 막히지만, 북쪽에 펼쳐져있는 종묘와 북악산은 아직 그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고 있습니다.(이런 북쪽 풍경도 내년 입정동에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면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하죠!)
시기가 계속 어려워지면서 고개는 점점 땅을 바라보지만, 그럴 때일수록 힘을 내서 하늘을 바라보려 합니다.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 올라 모두가 옹기종기 모여 힘을 내고 있을 서울을 내려다봅니다.
코로나로 우리의 일상이 온통 변하면서,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집착이 자꾸만 생기는 것 같아요.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 말이 무색하게 굳건히 버티고 서있었을 산세가 바로 그런 것들 중 하나죠. 보고 있으면 단단한 힘을 주는 것 같은 한국의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입니다.
아마도 내년에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풍경이겠지만, 을지의 색을 통해서 여러분과 함께 기억해보고자 합니다. 움츠러드는 일상을 조용히 응원하고 힘을 북돋아주는 것 같은 산자락의 깊은 푸른색, 이번 주 을지의 색.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