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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 루프 청


<을지판타지아> 전시를 보러 C.ENTER에 오시나요? <을지산수>전을 보기 위해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시면, 첫 뉴스레터에서 소개되었던 ‘을지로 더스트베이비블루’ 색과 ‘을지로 반석오렌지’가 눈에 들어올 겁니다. 그리고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면, 을지로의 오래된 건물 옥상들에 무심히 던져져있는 ‘푸른 지붕’들이 보이실 거예요.


요즘 같이 청명한 날씨에 하늘만큼, 혹은 하늘보다 더 푸르른 지붕들은 유난히도 눈에 띕니다. 을지로의 오래된 건물들의 어두운 벽돌색과 대비되는 이 푸른 색들은, 낮은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을지로에 묘한 희망의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을지로 골목들을 지나다가 무심히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면 어느 곳에서든 볼 수 있는 푸른 색, 철공소의 치열한 쇳소리를 들으며 지붕의 파란색을 바라봅니다.


얼마 전 C.ENTER의 고대웅 작가에게 을지로의 옛 이야기들을 들을 기회가 있었어요. 동네와 골목에 담겨있는,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을지로의 색들이 뭔가 더 달라보이더라고요. 그저 쇳가루와 먼지들이 세월로 쌓아 만들어낸 빛바랜 색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그곳에 쌓여있는 것은 산림동 사람들의 청춘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골목 어디를 지나든 고개를 들면 차분히 나를 바라보고 있는 지붕들, 세월이 지나는 동안 누군가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었던 지붕들의 찬란한 색, 이번 주의 을지의. 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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