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디자인과 큰 디자인, 그리고 을지 | 소동호

들어가는 말


우리가 흔히 ‘디자인’이라고 하면 어떤 사물의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러나 아주 작은 사물을 디자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큰 행사를 기획하는 것도 어쩌면 디자인의 일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을지로 ‘산림조형’에서 수년간 활동해온 소동호 작가는 가구 디자이너로서 활동해오면서, 동시에 여러 행사와 전시들을 ‘디자인’하는 기획자이기도 합니다.


을지로에 머무르면서 함께 부대껴온 시간들이 그의 작품으로, 기획으로 드러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소동호 작가가 바라보는 기획은 어떤 것인지, 또 을지로 지역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보았습니다. 함께 보실까요?



소동호 ©청두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에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주로 가구 디자인을 베이스로, 전시기획도 하고 있고, 을지로에서 문화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재미있는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을지로에는 2015년쯤 입주를 하게 됐어요. 공간에 ‘산림조형’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활동을 시작했고요. 이전부터 공간에 관련된 오브제들을 만드는 작업을 주로 했었고, 이러한 것들을 통해 을지로에서 여러 가지 탐구들을 해왔습니다.


을지로에서 재료의 실험, 기술의 실험들을 해왔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을지로의 다양한 행사들과 프로그램들을 마주치다보니 이제 그런 것들을 총괄해서 기획하는 일도 하기 시작했고요.



어떤 행사들이 있었나요?


을지로 조명 거리 산업 활성화를 위한 <을지로 라이트웨이>라는 축제가 있는데, 그 안에 ‘By 을지로 프로젝트’라는 것이 있습니다. 을지로 상인, 혹은 기술자들과 디자이너들이 협업을 해서 조명 작업을 만들어내는 프로젝트인데요.


저도 지난 몇 년간은 프로젝트에 디자이너로 참여를 해왔었고, 2019년에는 제가 총괄해서 기획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라는 행사에서 총괄 아트디렉터를 맡기도 했었고요. 그런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행사 혹은 전시를 기획하셨던 이야기도 뒷부분에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야기를 전해듣고 소동호 작가님이 출연하신 EBS 다큐 프라임 <의자와 나>를 봤거든요. 의자를 단순히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상징’으로 본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어떻게 출연하게 되셨나요?


그 다큐의 주제가 의자였죠. 의자 관련된 작업들을 계속 해왔었거든요. 제가 의자를 직접 디자인하기도 하고, 작년에는 한국의 의자 디자이너들을 다 모아서 전시를 한 ‘Seating Seoul’이라는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었어요. 또 <서울의 길거리 의자들>이라는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죠.


의자 관련한 개인 작업으로 전시도 하고 아카이빙 하는 작업들을 해오다 보니까 의자 관련 다큐멘터리를 찍는데 제가 검색이 됐나봐요. 이전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되었던 전시 《아마추어 서울》에 참여했을 때 제 인터뷰가 소개가 됐던 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걸 보셨던 것 같아요. 그렇게 을지로에서 다큐프라임 촬영을 하게 되었죠.



소동호 <서울의 길거리 의자들> ©소동호



의자라는 주제는 그 이전부터 계속 작업을 해오셨던 거죠?


네, 이전에는 전통공예의 기법이나 재료, 소재를 가지고 의자를 디자인하는 일들을 훨씬 더 집중적으로 했었죠. 가구 디자이너라고 불리는 전반적인 일들은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지만요.


의자라는 사물에는 사실 탐구해야 될 부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다른 사물과는 다르게 신체가 직접적으로 닿아야 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안정적이어야 하고, 사용하는 재료나 기술을 탐구할 때 굉장히 디테일하게 접근해야 하죠.


그래서 3D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들은 의자 자체를 탐구 대상으로 삼기도 해요. 또 “그 나라의 디자인은 수준은 어때?”라고 물어봤을 때 의자 디자인은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기도 하거든요. 계속해서 도전해볼만한 구석이 나오는 아이템인 것 같아요.


이미 20세기 이전에 디자이너들, 건축가들, 이런 마스터들이 만들어놓은 굉장히 좋은 디자인들이 많기 때문에 사실 더 이상 어떤 디자인들이 나올까, 하는 생각도 들죠.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유명한 디자이너들, 건축가들이 여전히 탐구를 계속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얘기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네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의자가 도전해볼만한 영역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훙미롭습니다. 조명도 같은 맥락에서 작업을 해오신 건가요?


네, 그렇죠. 보통 가구회사에서 의자나 조명 같은 것들을 만들 때는 현대 리빙의 트렌드에 맞춰서 양산이 가능한 방식으로 디자인을 합니다. 그런데 저 같은 독립 디자이너들은 재료나 기술을 탐구하는 목적을 가지고 조명이나 의자 디자인을 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조명을 디자인한다, 혹은 의자를 디자인한다, 이런 구분이 특별히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보다는 어떤 재료를 통해서 이것이 의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이는지, 혹은 사람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구조의 가능성을 지니는지, 이런 탐구들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디자인으로 바뀌게 됩니다.



©청두



디자인으로서의 기획


지금까지 디자이너로서의 작업을 말씀해주셨는데요. 소동호 작가님은 작가이기도 하시면서 동시에 기획자로서도 활동하고 계십니다. 어떻게 기획자로서의 일들을 하게 되셨는지요?


사실 제가 생각하는 기획은 디자인의 일환이기도 해요. 전체를 보고 거기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찾고 그 안에서 관계를 이해하는 일들이 디자이너에게는 반드시 필요한데요. 전체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디자인은 불가능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전시를 기획하는 것이나 행사를 기획하는 것도 디자인과 굉장히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스스로 이것들이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디자인 스튜디오에는 다양한 일들이 들어오거든요. 제품 개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딩을 한다든지, 혹은 정말로 이런 기획 일들까지 하게 되니까 전 이것들이 크게 다른 영역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큰 틀에서 보면 모두 디자인하는, 기획하는 일들이니까요.



가구 디자이너로서 재료와 기능을 탐구하고 발견하는 과정에서의 성취가 분명히 있으실 텐데, 기획에서도 그와 같은 것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가 아닌 디렉터, 혹은 큐레이터로 불려질 때 일을 밀고 나가게 되는 특별한 원동력 같은 것이 있을까요?


두 가지의 다른 점은 스케일의 차이인 것 같아요. 제 몸만한 의자, 혹은 조명을 만들 때에는 어쨌든 제가 모든 것에 대해 판단하고 계획을 설정한다고 하면, 전시를 기획하는 것과 같이 사람들이 많이 붙는 일들은 계획하지 않은 상황들이 많이 생기게 마련이죠.


무엇인가를 만들 때 재료를 직접 만져보면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을 모티브로 삼는다고 하면, 기획도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계획을 잡고 순차적으로 진행하다보면 항상 어떤 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중요하거든요.


제품을 만들든 기획을 하든 어떤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거기에 어떻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이 또 한편으로 모티브가 되기도 하죠. 그 상황을 건너뛰거나 잘못 해석해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면 굉장히 다른 길로 가버리기도 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유연하게 대처하는지에 따라서 새로운 모티베이션이 나오기도 합니다.


또 재미있게 생각하는 것,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것들이 아니면 일을 시작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해요. 제가 진행해왔던 것들이 제 관심사 안에 있었기 때문에 재미있게 할 수 있었고, 그것이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물론 돈을 벌어야 하기는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일부러 하지는 말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내가 잘 아는 분야니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해왔던 것 같아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경우도 제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건 제가 서울을 좋아하고, 평소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죠.


‘By 을지로 프로젝트’의 경우도 평소에 재미를 느끼면서 늘 그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어떤 제안들이 오면 ‘이것이 내 관심 안에 있나’를 고민해보고 진행했던 것 같아요. 일을 할 때는 잘 하는 분야인가, 좋아하는 분야인가,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두



그러면 직접적으로 기획하셨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부탁드리고 싶은데요.

2019년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주제가 ‘서울 에디션’이었어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매년 아트 디렉터를 선정하고 페스티벌을 진행합니다. 2019년은 제가 을지로에 오게된지 4, 5년 정도 되었던 해인데, 이곳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서 ‘서울 에디션’이라는 주제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추천을 해주셨던 것 같고, 제가 방향성을 잡아서 내용을 프리젠테이션한 것들이 통과가 되어서 진행할 수 있었죠. ‘서울 에디션’이라는 주제에 왜 소동호라는 사람을 선정했을까 생각을 해봤거든요. 을지로에서 작업하는 소동호라는 사람과, 지역 자체에서 가지고 있는 분위기들이 작용했을 거라는 생각을 했죠.


그렇다고 했을 때 ‘서울 에디션’에서 제가 받아들였던 건 이런 거였어요. 무언가 대단한 서울이 아닌, 굉장히 작은 단위 안에서의 서울을 보여줬을 때 공감대가 크게 형성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우리가 흔히 지나치던 것들이 바로 서울의 이미지가 아닐까.


동시에 뭔가 내가 ‘서울’을 보여주려고 하면 자칫 한국의 이미지가 되어버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계속 이미지들을 좁혀나갔고, 그렇게 줄여나가다보니 결국은 ‘내 작업실이 서울이잖아?’라는 생각에 미치게 된 거죠.


그렇게 서울, 중구, 을지로의 작업실, 내 주변의 환경들, 을지로의 낮과 밤, 이런 것들로부터 모티브를 많이 얻게 되었어요. 이걸 가지고 스튜디오 리모트와 원투차차차 세 분의 다른 아트 디렉터들과 함께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모티브의 결과물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나요?


그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갖고 간 아이덴티티가 서울의 간판 이미지들이었어요. 지금은 그런 느낌의 이미지를 다루는 것들이 이미 많아졌지만, 저희가 2019년 초에 작업했을 때에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딱 하나, 보그 브라질에서 어떤 모델을 명동, 동대문 같은 곳들을 돌아다니면서 찍은 사진을 화보로 냈었던 것이 있었는데요. 그 전까지 한국의 이미지는 경복궁과 서울의 빌딩, 이런 것들을 교차시키는 게 전부였거든요.


그런데 이 화보 이후로, 서울의 이미지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죠. 노래방이라고 써 있는 풍선들, 거리의 모습들이 숨겨야 하는 이미지가 아니라 바로 지금의 서울을 말해주는 이미지라는 거죠.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낮과 밤의 차이가 많이 줄기는 했지만, 2019년만 해도 을지로는 낮과 밤의 분위기가 확연하게 달랐거든요. 그걸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뭘까 생각하다가 간판의 이미지들을 떠올렸고, 그것이 아이덴티티가 되어서 포스터의 메인 이미지로 사용되었어요. 또 간판과 작은 골목길의 이미지들이 실제로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공간을 만드는 데 활용되었죠.



왼쪽부터 소동호, 릳, 몰라 ©청두



을지로 이야기, 그리고《을 - 이야기, 재료, 실험》


작업도 꾸준히 을지로에서 해오셨고,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작업의 과정에서 발견하신 것들이 맡으신 프로젝트들에서도 함께 드러난 것 같습니다. 을지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면 어떨까 싶은데요. 잠깐 언급하셨던 ‘By 을지로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을 좀 부탁드립니다.


‘By 을지로 프로젝트’는 <을지로 라이트웨이> 행사에 포함되어 있는 하나의 프로젝트입니다. 을지로에 있는 여러 특화 거리 중에 조명 특화거리가 있는데, 여기에서 중구청과 서울디자인재단이 손을 잡고 <을지로 라이트웨이> 전시를 만들어요.


그 중에서 ‘By 을지로 프로젝트’는 단순히 조명상가나 디자이너들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을지로 안에 자리를 잡고 있는 제조 산업, 상인들과 현업 디자이너들이 만나서 결과물을 만들고, 그걸 가지고 전시도 하고 판매도 하는 프로젝트예요.


저도 1회 때부터 조명 상점과 만나서 계속 개발을 해왔었고, 2019년에는 총괄을 맡아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디자이너들을 조명 상점과 1:1 매칭해주는 과정을 보면서 이전과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하면서 전시까지 끌고 갔습니다.


‘By 을지로 프로젝트’가 흥미로운 것은, 디자이너가 스스로 을지로에 있는 상점들, 제조 기술들을 찾아내고, 제작의 전 과정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제조 상인을 직접 만나고 기술을 가지고 이야기나누는 그 자체가 공부가 되거든요.


기술을 하나씩 알아가고 그걸 디자인에 적용해서 만들어나가는 과정들, 그런 프로세스를 밟아서 대중에게 알려지고 전시가 끝나면 을지로에 있는 상점에서 직접 판매가 되는 과정 전체를 경험할 수 있죠.


가장 좋은 것은 이 과정을 통해서 디자이너든 상인이든 계속해서 수익이 나고 생산이 되는 거예요. 현실적으로는 개발 기간의 문제도 있고 제약이 조금씩 있지만, 디자이너로서는 굉장히 매력적인 시도인 것 같아요.



현재 을지예술센터에서 전시가 예정되어 있는 ‘프로젝트 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프로젝트 을’은 을지로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작가들이 ‘매개자’라는, 일종의 멘토가 되어서 참여자들의 작업을 도모하는 프로젝트인데요. 어떤 것들을 주안점으로 삼고 계신지, 그것을 어떤 식으로 전시로 보여주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프로젝트 을’은 다시세운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은대학의 한준님이 제안해주셨는데요. 을지로에서 어느 정도 활동을 하고 결과들을 만들어왔으니까 이제 ‘매개자’의 역할을 해보면 어떻겠냐 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매개자’라는 말이 낯설었어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매개자’라는 단어 자체에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을지로에 재개발 이슈가 한창일 때였는데, ‘내가 을지로에서 더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시기였거든요.


저도 처음 을지로에 와서 제작을 맡기거나 활동을 할 때 두려움이 있었고 투박하고 낯선 분위기에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누군가 을지로에 들어온다면 똑같이 느낄 그런 부분들을 조금 편하게 해주는 역할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또 무언가를 만들 때 내가 해봤던 것들에 대해서는 조언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이 들었어요.


그렇게 저(산림조형)와 아마추어 서울, 요호서울, R3028, 이렇게 네 팀이 ‘매개자’가 되었어요. 공고를 내고 면접도 보면서 각 팀마다 참여자들을 뽑았고, 그렇게 뽑힌 참여자들과 작년 9월부터 시작해서 작업을 진행한 프로젝트에요.


지난 주에 작업은 완료가 되어서, 이제 전시기획을 하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3월 셋째 주에 을지예술센터에서 《을 - 이야기, 재료, 실험》이라는 이름으로 전시를 시작하기로 예정되어 있죠.



왼쪽부터 몰라, 릳, 소동호 ©청두



뽑힌 참여자들은 어떤 분들이었고, 어떤 방식으로 전시가 기획되고 있나요?


각자 팀마다 요구하는 것들이 달랐던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디자인/미술을 전공하고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하는 신진 작가/디자이너이면서, 을지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단계에 있는 분들을 뽑으려고 했죠.


처음에는 이 프로젝트가 얼마만큼 재미있을까, 시간을 너무 많이 쓰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었는데 작업을 하다보니까 저 스스로 재미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거의 매주 이야기를 나누거나 만나게 되었어요. 만약 가능하다면 이 프로젝트가 계속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매개자와 참가자 양쪽 모두에게 좋은 프로젝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전시로 기획하는 것은 프로젝트 진행과는 또 별개인데요. 각 팀의 매개자들과 참여자들을 한 공간 안에 모이게 해서 전시를 해야 하는데, 각 팀의 리더들이 분야도 다르고 참여자의 작업들도 다 다르거든요.


저희 팀만 해도 4명이 작업한 주제가 각각 다른데, 다른 팀과는 아예 다른 작업들이죠. 그래서 각자의 작업들이 한 전시 공간 안에서 조화롭게 보여야 하는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아직 고민을 계속 하고 있죠.


프로젝트 리더가 돼서 참여자들에게 조언을 주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관계까지 하나로 묶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전시가 어떻게 드러날지 저도 기대가 되네요.



을지로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오셨고,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역시도 그런 선상에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앞으로 계획하거나 구상하고 계신 것이 있다면요?


지금 당장 구체적으로 잡고 있는 것들은 특별히 없어요. 다만 무언가를 발견하는 순간들, 어느 날 갑자기 관심사를 툭 건드리는 순간들이 있는데요. 그런 것들에 의해 작업을 시작하게 되고, 시작하면 굉장히 집중해서 움직이는 편이에요.


그러한 그 가능성이 굉장히 많은 것이 이 지역, 을지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은 늘 하고 있어요. 그 때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죠.


디자인과 기획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을지로에서, 지역에서 새롭고 재미있는 것들을 끄집어내 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소동호 ©청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