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의 한가운데에 들어서는 시간, 6월. 6월은 봄을 떠나보내고 여름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어느새 태양볕이 뜨거워졌음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보면, 길거리 사람들의 옷차림은 이미 한결 가벼워져 있습니다.
여름을 맞이하는 마음은 설렘과 두려움의 중간 어디쯤에서 서성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도시에서 벗어나 산으로 바다로 훌쩍 떠난다면 어떨까, 생각만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설렘과 습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를 견뎌내야 하는 두려움. 올해의 더위는 또 어떻게 즐기고, 어떻게 견뎌내야 할지 고민에 빠지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이맘때, 구석에 숨겨두었던 여름 옷을 꺼내 걸쳐보고, 에어컨 필터를 청소하고, 비닐에 쌓여있던 선풍기를 꺼냅니다. 일 년의 절반이 지나가는 6월은, 이렇게 ‘변화의 시간’이기도 하죠.
신선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이 오묘하게 뒤섞인 공기 속에서 눅눅한 풀 냄새를 느끼고 있노라면, 사계절이 존재하는 곳에서 삶을 보낸다는 건, 곧 풍성한 삶의 기억들을 만들어나가는 것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변화의 과도기를 부지런히 준비하는 바로 지금, 6월.
6월은 뒤를 돌아보면 봄이, 앞을 내다보면 여름이 위치한 계절입니다. 오늘 아침도 날씨를 검색하면 어떤 옷을 입어야 뜨거운 태양볕과 차가운 에어컨 바람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을 합니다. 사무실에 출근해서 창문을 열고 바람을 들이키는 순간, 오늘따라 눈에 들어오는 색이 있습니다. 차가운 듯 따뜻해 보이는, 서늘함과 무더위의 기억이 교차하는 여름날의 옐로위시그린, 바로 이번 주 을지의. 색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