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큐레이션 | 중심잡지 x 장혜정
들어가는 말
여럿이 모여 하나의 일을 꾸리는 것을 지칭하는 단어, ‘콜렉티브’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여러 기획자, 혹은 작가들이 모여서 콜렉티브 형태의 작업을 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콜렉티브들이(콜렉티브가 원래 그러하기는 하지만)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거나, 혹은 갈등을 빚고 소멸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협업’할 수 있을까요?
이번 주에는 WESS의 공동조직자이자 공동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장혜정 큐레이터를 만나보았습니다! WESS는 현재 11명의 기획자가 공동운영자로 운영을 하고 있는 전시공간이자, 멤버들이 이 공간에서 전시를 이어가는 프로젝트의 이름입니다.
독립기획자로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 지향성, 고민들을 ‘콜렉티브’라는 형태로 풀어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WESS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어왔고, 또 앞으로 어떤 것들을 바라보고 있을까요? 장혜정 큐레이터를 함께 만나보시죠!

장혜정 ⓒ오창동
독립기획자, 그리고 콜렉티브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늘은 장혜정 큐레이터님과 이야기를 나누어보겠습니다. 장혜정 큐레이터님은 콜렉티브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기획자 공동운영 플랫폼인 WESS의 공동운영자이시기도 하고, 다양한 작업들을 거쳐 현재 아트 플랜트 아시아 2020의 주제전 《토끼 방향 오브젝트》를 꾸리고 계시기도 합니다.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시각예술 쪽에서 전시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기획자 장혜정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독립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데, 독립으로 활동하기 이전에는 여러 미술관에서도 근무를 했었어요. 몇 년의 경험을 하다보니 제가 큐레이터로서 담고 싶었던 활동을 하려면 독립큐레이터로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변 기획자들의 활동을 보면서, 독립기획자로 활동을 하고 뻗어나가려면 스스로 가지고 있는 주제의식이 강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어떤 특별한 주제에 천착하기보다는 저와 주변의 동료들이 동시대의 어떤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지, 그것에 따라서 유동적인 주제나 매체를 가지고 움직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콜렉티브 이야기도 오늘 인터뷰에서 하게 될 텐데, 그것 역시도 제가 활동하는 하나의 정해진 방식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우선 무엇을 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고, 거기에 제일 좋은 방식을 찾아가곤 하거든요.
어떤 것은 내가 혼자하고 싶은 것도 있고, 어떤 주제는 둘이, 혹은 여럿이 해야 더 맞는 것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주제에 맞추어 유연하게 움직이는 방식이 바로 제가 활동하는 방식인 것 같아요.

왼쪽부터 장혜정, 조형빈, 권효진 ⓒ오창동
직장에서 근무를 하다가 사직을 하고 독립기획자로 활동하겠다고 결심하시는 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은데요. 처음 독립기획자로 시작하시면서 부담도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렇죠. 다행히 독립기획자로 처음 만들었던 전시는 기금을 받을 수 있었고, 굉장히 재미있고 뿌듯하게 전시를 만들었던 기억으로 남았어요. 아카이브 봄에서 진행했던 《스노우 스크린》이라는 전시였는데, 디지털 환경이 만들어내는 flatness, 납작함에 대한 전시였어요.
한 때 납작함이라는 개념이 포스트 인터넷을 대변하는 이미지로 정말 붐처럼 쏟아져나왔던 때가 있었는데, 제가 생각하는 포스트 인터넷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거든요. 납작함을 하나의 인지감으로 보고, 사람의 인지감을 마비시킨 디지털 미디어의 파급력에 더 집중을 한 전시였어요.
그 전시 이후로 다른 전시들을 기획하다보니까, ‘납작함’과 같은 일종의 유행 같은 것들이 너무 많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유행의 힘이 강하다는 건 작가들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요소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기획하는 저도 마찬가지지만, 작가들이 그렇게 계속 유행을 통해 호출되면서 소모되고, 또 그 흐름 안에서 호출되지 않는 작가들이 느끼는 박탈감 같은 것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친구이자 동료인 최희승 기획자와 함께 둘이서 콜렉티브를 만들었어요. 그게 ‘고고다다 큐레토리얼 콜렉티브’입니다. ‘고고다다’라는 이름은 두 사람이 글을 쓸 때 각자가 많이 쓰는 ‘~고’와 ‘~다’라는 표현에서 따 온 이름이예요.
이 콜렉티브의 제일 큰 장점은 가장 자유로운 콜렉티브라는 것이죠. 어떤 의무감이 없으니까 레귤러하게 해야만 하는 과업도 없고, 두 사람이 동의하는 어떤 주제를 진짜 하고 싶을 때만 하는 유연한 콜렉티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장혜정 ⓒ오창동
느슨하고 넓은 콜렉티브의 가능성, WESS
그런 자유로운 콜렉티브의 경험들이 아마 WESS까지 이어지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WESS는 작년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활발히 전시를 이어가고 있는 콜렉티브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것을 하기 위해 만들어지게 된 곳인가요?
‘고고다다 큐레토리얼 콜렉티브’가 자유롭고 한편으로는 조금 사적인 조직이라고 한다면, WESS는 완벽하게 공적인 조직입니다. (웃음) WESS는 현재 11명의 기획자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프로젝트이자 공간인데요.
WESS와 같이 기획자들이 같이 운영하는 공간은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처음이지만, 해외에는 좋은 사례들이 많습니다. 유학시절 그렇게 운영되는 공간들을 직접 가서 보기도 했었고요. 지인이 멤버로 있는 뉴욕의 TSA 같은 공간들이 바로 그런 곳들입니다,
9명의 작가와 기획자가 함께 운영하는 뉴욕 TSA를 보면서 참고를 많이 했고, 그곳이 잘 운영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해보았어요. 저와 함께 공동조직자를 맡고 있는 송고은씨와 우연히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송고은씨도 이러한 활동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이런 니즈가 비단 저희들에게만 있을 것 같진 않았어요. 한국의 현대미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의 토대 위에 올라있는데, 왜 기획자들이 함께 활동하는 움직임은 없을까?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반드시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고, 사람들이 모이고 서로에게 활동금을 지원해줄 수 있는 계 같은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다가 좀 더 현실적인 것들을 반영해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죠.
사실 공간이 있다는 것이 굉장히 큰 부분인 것 같습니다. 기금을 받기 위한 기획서를 쓸 때도 보통은 이것이 이루어질 지 모르는 상태를 가정하고 써내곤 하잖아요. 그런 불확실성 안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굉장히 좋은 것 같은데요.
특히나 독립기획자로 전시를 기획하게 되면 예산의 대부분을 기금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작가의 작업을 비롯해서 많은 것들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기획을 진행하는 건 행복하기만 한 일은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작가들에게 사례비를 약속해줄 수는 없으니까, 우선은 기획자들 사이에서 공간이라도 서로에게 확보해주자는 의도였어요. 자기만의 기획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공간을 나누어 쓸 수 있는 형태로 만들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죠.
멤버를 구성하는 데는 아무나 초대할 수는 없다보니, 활동이 기대되고 재미있었던 분들을 위주로 말씀들 드렸어요. 전부 한 분 씩 만나서 WESS라는 기획과 취지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고, 혹시 할 의향이 있으신지 물었는데 감사하게도 대부분의 분들이 다 참여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현재 WESS 전시,《10 Pictures》 기획 : 신지현 / 참여 : 박세진, 이혜인, 임정수, 정하슬린 ⓒ오창동
열한 명이나 되는 인원이 적지 않은데, 운영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저희 내부적으로는 긴 협약서가 있어요. 공간을 운영하는 데 있어 필요한 제반 경비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것들에 대해서 정해놓은 협약서죠. 그것을 통해서 공동운영자들이 각자의 역할들을 해주시고, 공동조직자인 장혜정과 송고은이 조금 더 공간을 관리하는 일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전시는 모든 공동운영자들이 돌아가면서 각자의 것을 진행하는데, 전시의 순서는 제비뽑기로 정했어요. 작년 12월에 공간을 오픈하고 나서 올해 5월 초까지는 송고은씨와 제가 주축이 되어서 ‘WESS WARM-UP’ 프로그램들을 운영했어요.
멤버가 열한 명으로 정해졌지만, 이 공간은 닫히지 않고 더 많은 분을 초대하고 열어 놓기 위해 만든 공간이예요. 그래서 공간의 취지를 알리고자 하는 여러 행사들을 진행했고, 5월부터는 제비뽑기 순서에 따라 전시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요.
분기별로 정기회의를 하고,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는 구성원 중 누군가가 프로젝트나 전시를 했을 때 내부비평을 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두 번을 했는데, 두 번 다 만족도가 높았어요.
단순히 친한 지인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을 넘어서서, 다른 자리보다 조금 더 솔직하게 이야기가 오갔던 것 같아요. 좋은 피드백들을 주고 받으면서, WESS를 왜 만들었는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두 명, 혹은 세 명과 함께 앉아서 이야기 나누는 것보다 훨씬 좋은 피드백들을 들을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콜렉티브로 활동하는 것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콜렉티브가 모두 활동의 형태가 다르고 숫자도 다르기 때문에 모든 콜렉티브에 적용되는 장점을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다만 개인적으로 콜렉티브 활동의 장점을 꼽아보자면, 외롭지 않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독립큐레이터로서 혼자 일하면 정말 외롭거든요. 그리고 혼자서 자기 검열을 끊임없이 하다가보면, 자기 확신이 일순간 사라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애정이 담긴 타자의 시선이 필요해요. 그리고 그 시선에 대해 또 대놓고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회들도 필요하고요.
콜렉티브에 대해서 한 가지 더 이야기해보자면, 타자의 시선이 꼭 필요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기도 해요. 그 동안 생겨났다 사라진 여러 공간들을 되돌아보면, 아주 큰 열정과 노력을 가지고 만들어졌다가 1~2년 안에 그 에너지들이 다 소모되는 경우들이 있어요.
그런 사례들을 지켜보면서, 그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WESS의 형태를 만든 것도 있습니다. 단 두 명이 하나의 색깔을 2년 이상 유지해나가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신에 대관을 하지 않고, 방식과 매체를 다양하게 하면서 전시나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기획해나갔으면 좋겠다는 게 저희의 생각이었습니다.

왼쪽부터 조형빈, 장혜정, 권효진 ⓒ오창동
WESS는 어떻게 보면 느슨한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아주 잘 짜여진 형태의 콜렉티브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WESS를 통해서 시도해보고 싶은 것이 또 있으시다면요?
제일 바라는 것은 꾸준히 하고 싶다는 거예요. 이 ‘꾸준히’라는 것은 혼자서 바란다고 절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고은씨와 함께 이 형태가 더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에 말씀드렸던 TSA의 경우, 벌써 운영한지 6~7년이 되어서 꽤 공신력있는 공간이 되었어요. TSA는 친한 친구들이 모여서 만든 그룹이다보니 같은 멤버가 계속해서 갈 수 있었고, 시간이 지나다보니 어떤 사람은 대학 교수가 되고 어떤 사람은 기관의 큐레이터가 되기도 하면서 그룹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쌓였거든요.
환경과 상황이 같지는 않지만, WESS도 그렇게 더 오래 유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획자들의 독립적인 활동은 앞으로도 더 많이 늘어날 것이고, 실제로 작가 못지 않은 창작자들이기 때문에 기획자들의 활동이 좀 더 조명받을 수 있는 곳으로 유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그 동안 연대해서 만들어졌던 크고 작은 기관과 콜렉티브의 안타까운 마지막을 여러 번 보아왔죠. 최근에는 슬프고 충격적인 일들도 있었고요. 그래서 이 콜렉티브가 ‘연대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함께 지속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흐름을 보는 《토끼 방향 오브젝트》
감사합니다. 그러면 WESS의 이야기를 조금 벗어나서, 현재 진행하고 계시는 전시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지금 덕수궁에서 전시를 하고 계시죠?
네, 중구청이 공동 주최/주관하고 아트 플랜트 아시아가 정동1928 아트센터와 함께 《토끼 방향 오브젝트》라는 전시를 덕수궁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덕수궁이라는 조금 독특한 곳에서 진행을 하고 있는데,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큰 탈 없이 전시를 잘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목이 독특하고 재미있는데요.
덕수궁이 위치한 정동을 살리기 위해 어떤 단어가 좋을까 고민을 했어요. ‘정동’이라는 단어에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옛말에 ‘묘방(卯方)’이라는 단어가 있더라고요. 토끼의 방향이라는 거죠. 그렇게 정동을 묘방, ‘토끼 방향’이라는 단어로 대체해서 친근하면서도 동시에 전혀 ‘정동’의 뜻을 쉽사리 눈치챌 수 없는 이름을 짓게 되었어요.
그리고 동시대에 국내외적으로 철학과 미술사조에서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는 객체지향론을 주제적으로 부각시키고 싶어서 ‘오브젝트’라는 단어를 쓰게 되었죠. 뚱딴지 같이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알고보면 전시의 방향성을 제대로 제시하고 있는 제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창동
전시의 규모가 상당하고, 또 매우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는데요. 어떤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전시인가요?
‘아트 플랜트 아시아’는 아시아 미술의 역량을 강화하고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토끼 방향 오브젝트》는 지금 가장 인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아시아 미술이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돌아보고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려고 하는 전시예요.
미술과 시장을 함께 떠올려보면, 시장이 성장하지 않으면 미술은 절대 성장할 수 없거든요. 아트 플랜트 아시아는 아시아 미술을 중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시장성을 확장시키는 데까지 나아가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의 경우 화이트큐브에서 이미 보신 작품들도 있겠지만, 고궁 안에서 여러 가지 제약들에 맞추어서 저희가 시도했던 전시의 방식들을 통해 다시 보시면 작업을 새롭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언택트 시대에도 궁은 야외라서, 다행히 휴궁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전시에 대해서 또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번 전시가 제가 해왔던 전시 중에서 가장 일반 관람객을 고려하면서 만든 전시가 아닐까 싶어요. 미술 작품의 경우 완벽한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한 공공미술들은, 진행의 과정에서 최초 작가가 의도한 바가 어쩔 수 없이 마모되거나 변경되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 변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이번에는 작가들과 소통하면서 덕수궁의 한계를 이겨내고자, 그리고 이 넓은 덕수궁과 작품이 더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더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우한나 작가의 경우, 기존에도 진행해온 작업이지만, 실제 관객이 입을 수는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전시에서는 궁 안을 넓게 쓸 수 있으니까, 50개의 작업을 관객이 모두 입고 돌아다니면 어떨까. 이런 아이디어로 신작을 커미션했습니다.
임영주 작가에게도 처음부터 궁 안에 넓게 퍼질 수 있는 사운드 작업을 부탁했고요. 그런 식으로 덕수궁 곳곳에 화이트큐브에서 볼 수 없었던 재미있는 형태의 작업들이 배치되어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잘 찾아보시면 더 흥미롭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궁 안에서 작품들이 어떤 식으로 배치되고 또 다루어졌을지 기대가 됩니다. 꼭 한번 보러가야 하겠네요. 오늘 콜렉티브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 들려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럼 인터뷰는 여기까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장혜정 ⓒ오창동

ⓒ오창동
장혜정(큐레이터) 장혜정은 미국 메릴랜드 미술대학(Maryland Institute College of Art)에서 큐레이터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독립기획자로 활동하며, 미술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반응하며 새롭게 만들어가는 동시대적인 이야기와 형식에 집중하고있다. 《Strangers》(Guest Spot, 볼티모어, 2013), 《Through the Parlor》 (NLE NY, 뉴욕, 2014), 《뿔의 자리》(인사미술공간, 서울, 2016), 《스노우 스크린》(아카이브 봄, 서울, 2017), 《깜박일수록 선명한》(두산갤러리뉴욕, 뉴욕, 2018), 《세 번 접었다 펼친 모양》(브레가 아티스트 스페이스, 서울, 2018), 《어쩌면 빛나고 있을》(서울로 미디어 캔버스, 서울, 2019), 《서러운빛》(P21, 서울, 2020) 등의 다수의 프로젝트를 기획했으며, 고고다다 큐레토 리얼 콜렉티브와 기획자 공동 운영 플랫폼 WESS(웨스)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